미끼와 덫

김 선태 목사
February 26, 2020
나팔소리
미끼와 덫
Summary

우리는 때로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나 문제를 만날 수가 있습니다. 그것이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라면 그냥 지나쳐가지만 어떤 경우는 마음과 생각을 혼란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자기 자신의 기억력 때문에 혼란한 상황에 부딪힐 때도 있습니다. 더구나 나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기억력이나 그 신빙성 때문에 불확실한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인류는 기록과 증거를 남기며 그 자취를 따라서 역사를 이루어 왔습니다.

우리는 때로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나 문제를 만날 수가 있습니다. 그것이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라면 그냥 지나쳐가지만 어떤 경우는 마음과 생각을 혼란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자기 자신의 기억력 때문에 혼란한 상황에 부딪힐 때도 있습니다. 더구나 나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기억력이나 그 신빙성 때문에 불확실한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인류는 기록과 증거를 남기며 그 자취를 따라서 역사를 이루어 왔습니다.

오래 전에 한 번은 부엌에 있는 수도물을 잠갔다 열었다 하는 손잡이가 부러진 적이 있는데, 아무도 그것을 부러뜨린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집안에는 우리 부부와 두 아들이 있었을 때니까 네 사람 중에 하나일 텐데 아무도 모른다는 거지요. 어쨌든 부품을 사서 새로운 것으로 교체를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이 또 부러진 거예요. 나는 내가 부러뜨린 게 아니니까 나 외에 세 사람 중에 하나일텐데, 아내와 두 아들 이 세 사람 다 자기는 아니라는 거예요. 각자가 다 자신은 아니니까 자기 외에 다른 세 사람 중에 심증을 두겠지요. 그것이 부러지기도 쉽지 않은 것인데. 다시 부품을 바꿨지만 우리 집안의 미제 사건으로 남았습니다.

요 지나간 3년 남짓 나는 현실성 없는 긴 시간의 터널을 통과해야 했습니다. 아내가 뇌수술을 하고 병원에서 재활원으로 보내지지 않고 집으로 퇴원을 했지만 그것은 터널의 연장선일 뿐이었습니다. 아내의 고통과 불안정한 상태를 지켜보아야 했고, 전에는 아내가 하던 많은 일들이 내 몫이 되었지요. 아픈 사람은 아무래도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아내의 신체적 장애는 극복이 되었지만 기억력 장애는 정작 본인 자신보다 옆에 있는 사람을 더욱 혼란하고 당혹스럽게 했습니다. 모든 것을 거듭거듭 확인하고 챙겨야 하는 상황이었지요. 내 인생에서 가장 길게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둘만 있는 집 안에서 항상 시선이 닿는 공간 안에 함께 있어야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얼마 전에 집안에서 좀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육수를 만드는데 사용하려고 조그만 접시에 널어 말리던 파뿌리들이 다 없어진 거예요. 그것을 인지하고는 먼저 혼란이 온 것은 내 자신의 기억력이었지요. 근래 들어 예전 같지 않은 내 자신의 기억력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을 되짚어보아도 거기에 있어야 할 파뿌리들이 없어진 것입니다. 집안에는 나와 아내 두 사람 뿐인데 도둑이 들어와서 파뿌리를 훔쳐간 것도 아닐테니 응당 아내를 의심하게 되는 거지요. 아내도 지레 내가 자기를 의심하리라고 생각해서인지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요즘 아내는 집안 일에 관심도 없고 내가 하는 일에 손대는 적도 없는데 납득이 가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그러면 집 안에 쥐가 있단 말인가. 그럴 만한 연관성도 없는데. 그리고 쥐가 파뿌리를 먹는지도 아는 바가 없으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사실에 기초해서 확실한 증거를 찾아야만 했습니다. 저녁에 파뿌리 두 개를 다시 접시 위에 놓아두었습니다. 아침에 부엌에 가보니 파뿌리가 없어졌습니다. 분명 집 안에 쥐가 있는 모양이다. 어떻게 들어온 걸까. 들어올 만한 여지가 없는데. 요놈을 어떻게 처리해야 되나. 홈디포에 가서 글루트렢을 사왔습니다. 저녁에 다시 파뿌리를 접시에 두고 글루트렢을 놓아야 되는데 요놈이 어느 쪽에서 접근할까 심리전을 펼쳐야 했습니다. 접시가 놓인 한 쪽은 전자렌지가 있어서 그 외의 주변으로 글루트렢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러다가 전자렌지 밑으로 공간이 떠있는 틈이 있길래 한 개를 돌려서 그곳에도 놓아두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부엌으로 내려가 보니까 파뿌리는 그대로 제자리에 있고 언뜻 글루트렢도 그대로 있는 거예요. 그러다가 전자렌지 밑을 들여다보니까 거기 놓아둔 것이 없어졌습니다. 후래쉬를 꺼내서 그 밑을 비추고 살펴보았더니 그 안 쪽 구석에 쥐 한마리가 글루드렢과 함께 옴짝달싹 못하고 붙어 있었습니다. 그 녀석은 넓은 공간을 놔두고 좁은 틈바구니를 통해서 파뿌리에 접근하고자 했던 것이지요. 캄캄한 밤인데도 보호본능을 따라 넓은 공간을 놔두고 좁은 공간을 이용한 것입니다. 그러나 거기에서 그를 기다리는 것은 글루트렢이었던 것이지요. 그 녀석이 함정에 빠지게 된 것은 그 욕망을 자극하는 먹이와 그 본능적 습성으로 인한 불행이었지요.

인간이 자연을 정복하고 다스리는 것은 자연의 이치와 동물들의 습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경험한 것을 기록하고 학습하면서 자연을 정복해왔습니다. 한 때는 인간에게 난공불락 같았던 자연이 하나하나 정복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스스로 정복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인간은 어떤 속성이나 습성들로 인해서 실패의 길을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인류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역사를 기록하고 학습하며 걸어왔지만 인류의 근본 문제의 해결은 요원할 따름입니다. 일찌기 솔로몬은 사람이 하는 일이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해 아래는 새것이 없다고 탄식하였습니다. 그는 인생 말년에 이르러 너는 청년의 때 곧 곤고한 날이 이르기 전, 나는 아무 낙이 없다고 할 해가 가깝기 전에 너의 창조자를 기억하라고 회한어린 당부를 후대에게 남겼습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인간의 욕심과 죄성 그리고 영적 무지는 마귀의 올무에 걸리기 쉬운 모든 인간의 취약한 습성이며 약점입니다. 원죄 아래 태어난 인간은 영적 존재이면서도 영적 무지와 영적 무능력에 사로잡혀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은 근본적으로 자기 육체의 욕심을 따라 육체와 마음의 원하는 대로 살아가지만 본질상 이 세상 임금 마귀의 욕심을 따라 가는 것입니다. 어떤 길은 사람의 보기에 바르나 필경은 사망의 길이 있습니다. 구스인이 그 피부를, 표범이 그 반점을 변할 수 있을진대 악에 익숙한 너희도 선을 행할 수 있으리라는 절망적인 하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렘13:23). 동물의 세계에서도 포식자가 먹잇감을 사냥할 때는 그 먹잇감의 약점이나 취약한 습성을 노리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입성하여 새로운 시작을 하는 중요한 때에 아간은 하나님의 말씀을 거스려 하나님께 속한 물건을 도적하여 그 일가족이 다 멸절되었습니다. 마귀는 가장 취약한 가룟 유다를 악의 도구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마음을 노략질 하였습니다.

언제든지 우리 대적 마귀는 우는 사자처럼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믿음을 굳게 하여 저를 대적하라고 경계하고 있습니다. 또 마귀의 궤계를 능히 대적하기 위해서 전신갑주를 입고 구원의 투구와 성령의 검인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예수님도 마귀의 시험을 받으실 때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으로 그 궤계를 폭로하시고 물리치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마귀와 모든 악을 파할 수 있는 강력한 병기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죄와 마귀의 올무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진리의 칼이며 빛입니다.

우리가 마귀의 미끼와 덫에서 벗어나는 길은 내 육체와 마음의 습성을 따라 살지 않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멍에를 메고 그 분의 가르침을 따라 순종하는 것입니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죄와 사망의 덫을 피할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입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십니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얻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며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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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선태 목사

Writer at Carmen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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